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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언택트 교통수단, 틀을 깨야한다
  • 작성자IEVE
  • 조회수1,893
  • 등록일2020-05-26
  • 번호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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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언택트 교통수단, 틀을 깨야한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언택트 교통수단, 틀을 깨야한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가장 우려되는 사회 분야 중 하나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동해야하는 것을 지원하는 교통체계다. 특히 경제활동을 위해 주거공간에서 직장으로 이동하는 출퇴근 통행수단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큰데, 시민의 발인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감염의 우려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를 보면 코로나 감염이 확산된 지난 3, 4월의 이동수요는 거의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출퇴근 대중교통 수요도 평상 시 보다 약 20% 이상 감소했는데, 대신 출퇴근 자가용 수요는 오히려 다소 늘어나 이로 인한 도심 혼잡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감염우려로 시민들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통행수단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주간은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안정적인 추세로 접어들고 5월초 황금연휴를 지나면서 전체적인 이동수요는 80%대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도 다시 원상복귀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확진 사태로 이동수요는 다시 줄어들고, 대중교통 이용 기피 현상도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도시민들은 그동안 출퇴근을 위해 오전 오후 합산 약 2~3 시간을 소비하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서울, 인천 및 경기를 포함하는 대도시권에 인구 절반 이상이 밀집되어 살면서, 주거와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 소위 직주분리 상태에서 이 정도 출퇴근 시간은 도시 생활에서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팬더믹 상황은 시민들의 통행수단에 대한 인식변화를 유도하고, 그 결과가 콩나물시루로 표현되는 기존 고밀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통행수단에 대한 선택적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 분명하다.

    만약 코로나 팬더믹 상황이 단기에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되거나 혹은 계절에 따라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시민들의 이동을 위한 통행수단선택은 어떻게 바뀔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이동시키는 대중교통(Mass Transit)은 통행수단 중 수송효율이 가장 높은 시민의 발이라는 그동안의 명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듯하다. 최근 전 세계 글로벌화 서비스로 확산하면서 또 다른 시민의 발이 되려고 하는 카쉐어링 공유교통수단도 바이러스 감염 취약성 노출 우려가 커져 그 추세는 이어지지 못할 듯하다.

    이런 이유로 출퇴근 통행수단으로 자가용을 선택하는 수요가 급속히 증가해 결국 대도심과 주변도시 간 간선도로에 교통체증을 심화시키고 도심 내에서는 혼잡과 주차난이 심해져 오히려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여 혼잡과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결국 국가경쟁력을 약화시켜 시민들의 삶의 질은 저하될 것이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당연히 직주근접으로의 도시구조 변화로,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코로나 감염 노출 우려가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 구조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단지 이론적인 대안에 불과하다. 다른 대안은 없을까. 물론 비대면 재택근무를 늘려 직장근무를 줄이면 되겠지만 일시적이며 제한적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신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늘려 대중교통 혼잡도를 조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은 오전 7시~9시 오후 5시~7시로 각각 2시간의 첨두시간에 몰리지만, 이를 오전 6시~10시 오후 4시~8시로 첨두시간을 두배로 늘려 분산하는 것이다. 이를 직장별 개인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교통수단선택에 따른 예약 등 실시간 정보서비스인 소위 MaaS(Mobility as a Service)로 대변되는 통합 모빌리티플랫폼에 연결하면, 대중교통의 탑승혼잡도에 따른 이용자 분산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해져 시민들의 대중교통 기피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차량보다 도로공간 점유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초소형 1~2인승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 개인교통수단(PM) 보급을 확대해서 대중교통과 연결시키면 기존 자가용 이용수요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교통수단이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도로체계를 개선하고,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 개정과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더믹은 이제 도시민들의 이동수단 변화와 통행수단선택의 다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052502102269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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